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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규용의 창업과 경영


'Foodex Japan 2004'와 'Hoteres Japan 2004'를 참관하고
한규용 2004/03/24 10:34    

필자는 지난 3월 10일부터 13일까지 3박4일의 일정으로 일본에서 개최된 'Foodex Japan2004‘와 'Hoteres Japan2004' 한국 프랜차이즈 협회 측 참관단으로 참여하고 돌아왔다.

이틀의 박람회 참관 외에 일본 프랜차이즈 협회 방문, 유명 식·음료 프랜차이즈 본사 방문 등으로 빡빡하고 피곤한 일정이었지만 선진 음식문화와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둘러 볼 수 있어서 배울게 많은 시간이었다.

Foodex(국제 식품박람회)는 1976년부터 동경의 ‘마쿠하리 매세’ 전시장에서 해마다 열리는 아시아·환태평양지역 최대, 세계 3번째 규모의 식음료관련 ‘비지니스 쇼’이다. 한국의 코엑스등에서 개최하는 전시회에 익숙해 있던 필자는 일단 입구에서부터 그 전시규모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모두 8개 홀로 이루어져 1~4홀은 외국업체, 5~8홀은 일본 업체가 위치했으며 전 세계 70여개국에서 참가하여 연 매적이 족히 1만평은 넘어 보였으므로 1홀이 우리나라의 유사전시회 전체 크기만큼 한 것이다.

전시 내용과 형태도 매우 다양하고 특이했지만 역시 일본관에 신상품과 특유의 예쁜 포장, 진열에 의한 볼거리, 먹거리가 많아서 음식의 천국이라는 별칭이 헛되지 않음을 보여 주었다.

일본인 특유의 장인 정신이 참여업체들의 각 부스마다 물씬 배어나는 느낌은 제과․제빵등 서양음식 코너보다 술이나 소스·장류등 오랜 숙성이 필요한 곳에서 더해가다가 그릇류에서 절정에 이른다.
도시락이 발달하여 테이크 아웃 용기에 강점을 보여온 일본답게 네모난 목기속에 형형색색 영롱한 도자기가 얹혀져 있구나 싶어서 들어보면 종이처럼 얇은 1회용 플라스틱 용기여서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또한 그릇의 원료가 되는 도자기, 목재, 철재등 모든 것들을 멜라민(식당에서 흔히 보는 인조자기)으로 완벽하게 재현해 놓은 부스에 가서는 그야말로 넋을 잃을 지경이었다.

물가에 비해 비싸지는 않았지만 당장 한국에 도입하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부분만 해결된다면 센세이션을 일으킬 수 있을 것 같았다.

일본을 제외한 나라에서 역시 한국이 규모와 관람객들의 호응 면에서 으뜸이었다.
농수산물 유통공사가 주체가 되어 인삼과 김치 등 전통음식 업체 위주로 참가한 한국관에는 노란머리 외국인들은 좀처럼 볼 수 없는 대신 일본 관람객들이 꼭 들르는 필수 코너가 되어있었다.

‘기므치’로 한국을 뛰어넘으려던 일본인들이 원료인 배추에서 벽을 만나게 되자 자연히 한국 김치를 찾게 되었으며 월드컵이후 높아진 한국문화의 위상을 실감하게 하는 자리였다.

아쉬운 점은 미국, 호주등 외국 업체들이 육류 위주의 품목으로 참가했으므로 우리의 갈비나 불고기같이 기 출시되어 있는 가공포장식품이 많이 출품되어 비교할 수 있었다면 아시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을 텐데 하는 것이었다.
때문에 필자 회사에서 만드는 떡갈비를 가지고 내년에는 참관인이 아닌 전시회 출품자로써 참가하려는 계획을 세워 보기도 하였다.

식·음료의 세계적인 트렌드를 파악하고 선진업체들을 벤치마킹함으로서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참가한 사람들과 제품바이어들로 인근 호텔에는 빈방이 없을 정도의 성황을 이룬 Foodex의 부러움은 'Hoteres Japan 2004'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Foodex와 같은 기간에 동경 빅사이트 열린 ‘Hoteres 2004(국제 호텔 & 레스토랑 쇼)’는 제25회 푸드·캐더링쇼와 제4회 주방설비 기기전이 함께 열려서 700개 업체, 2200여 부스, 관람객 10만의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대의 푸드서비스 관련 산업전임을 입증했다.

'Foodex'가 소프트웨어라면 'Hoteres'는 하드웨어인 셈인데 푸드 서비스 관련한 관광·레져 등의 다양한 아이템, 제조에서 기계설비까지의 관련업종을 총망라하고 있었다.

그저 신기하기만한 설비들 속에서도 음식을 완제품으로 만들어내는 기계들에 관심이 집중되었는데 김밥을 으깨짐 없이 자동으로 말아서 잘라주는 기계, 초밥·스프·만두, 우동을 원료만 투입하면 완제품으로 자동 생산하여 식당 운영주 들에게 눈이 번쩍 뜨일만한 아이템들로 넘쳐났다.

그 외에도 초 노령화 사회를 맞는 일본사회에 맞추어 주방 인력 절약을 위한 기기들이 바이어들의 눈길을 끌어서 야채를 투입하면 자동으로 세척→탈피→절단해주는 설비와 한층 진보된 식기 세척기류 앞에는 다양한 인종의 상사원들이 질문을 던지고 답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물가에 따른 비싼 가격 탓에 군침만 흘릴 뿐 구체적 상담은 엄두를 못내는 우리 일행들에게는 4월에 한국에서 규모는 작지만 비슷한 행사가 열리므로 그때 보자는 업체들의 한국인 에이전트 말이 반갑기만 했다.

그 외에도 획기적 형태의 렌지 류, 그릇 류 등의 주방 설비 관련 아이템들과 통째로 들어다 우리나라 유동인구 많은 상권에 놓으면 대히트를 칠만한 포장마차 형 판매대류, 메뉴판부터 테이블에 이르는 외식관련 전 아이템이 세련된 인테리어 감각 속에 잘 믹스되어서 ‘부럽다’란 말 외엔 딱히 떠오르지 않을 정도였다.

내용과는 약간 벗어나지만 필자는 대통령 탄핵소식을 박람회 참관중 이동하는 관광버스 안에서 기사가 뜬금없이 켠 TV를 보고 알게 되었다.
2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과 출신지역을 가진 일행들이었지만 외국이라는 특수성 때문인지 몰라도 모두들 분개하고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매시간 톱뉴스로 의사봉 두드리는 모습이 일본에 방영되었기에 우리 일행을 맞는 일본인들 마다 위로의 말을 건넸지만 굳이 일본인의 국민성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비웃음으로 밖에 느낄 수 없는 상황이어서 말과 행동모두에 자신감이 떨어져만 갔다.
작지만 이런 것들이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건가 싶어서 돌아올 때까지 우울한 마음 금할 수 없었다.

주최측이 보안을 지키기 위해 일체의 촬영을 허용치 않아서 독자들께 참고 사진 한 장 보여주지 못함을 죄송하게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 세계 사람들은 우리 음식문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만 변변히 보여줄 만한 전시회도 없고 그들 입맛에 맞도록 개발되지 않아서 뻔 한 몇 개 빼면 내놓을 아이템도 많지 않은 현실이다.
식품의 제조·유통에 관련한 일을 하는 종사자들은 이제 슬슬 세계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박람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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