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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규용의 창업과 경영


장사꾼의 인력관리
이제 종업원(從業員)이란 말은 없어져야 한다
한규용 2004/01/27 17:49    

필자가 운영하는 식당체인의 광주, 목포 직영점에 일을 배우러 오는 체인 가맹자들은 한결같이 점심식사 시간 매장 내 직원들의 일하는 모습을 보고는 혀를 내두른다. 불필요한 동작이나 기타 혼선이 없이 그 많은 주문을 깔끔하게 처리하는 것이 마치 기계와 같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첫 질문이 대부분 ‘월급을 얼마나 주죠?’이다. 이것은 한참 잘못된 질문이다.
‘얼마동안 일했죠?’라고 물어야 경영자의 자세가 갖춰진 사람인 것이다.

회사 직영 매장의 핵심 직원들은 개업 때 멤버 그대로 2~3년 동안 근무하고 높은 급여를 받지만 그들이 줄여주는 단위인력이나 장기근속에 따른 여러 긍정적 효과를 고려하면 회사는 큰 이익을 보고 있다.

△ 더 이상 직원을 따를 종자, 종업원(從業員)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사진/네이버검색)
장사로 실패하는 사람들이 많이 하는 몇 가지 변명중 하나가 ‘괜찮은 종업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이고 어쩌다 구한 사람도 오래 있지를 않는다. 사람구하기 힘들어서 못해먹겠다’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특히 외식업이나 노동집약적인 판매업, 배달관련 업종은 3D업종으로 기피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다 최근의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 단속으로 조선족들이 많이 귀국하면서 구인난이 심각하다.

애써 광고비 들여 구한 사람 교육시켜 이제 좀 써먹을 만하면 그만두고 돈은 돈대로 들고, 시간낭비에, 만족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여 손님은 손님대로 줄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직원을 탓하기 전에 원인을 면밀히 분석해 보면 가장 근본에는 ‘점주와의 정서적 교감 부제’, ‘동기부여의 부족’ 이 두 가지로 압축된다.

직원이 사업체의 주인의식을 갖도록 하는데는 각 점주마다 성격이나 대인관계 스타일이 다르므로 정답을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더 이상 직원을 따를 종자, 종업원(從業員)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직원을 제압하거나 군림하려 해서는 안되며 되도록 주어진 업무를 완벽하게 처리하는 모범을 보이는 것으로 점주로서의 권위를 세워야 한다.
자신보다 음식을 더 잘 만드는 사장 앞에서 주방장은 목소리가 작아질 수 밖에 없고, 나이들어 힘없고 몸은 느려도 가게 전반의 운영요령을 꿰뚫고 있는 사장 앞에서 젊은 직원이 잘난체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게 얻어진 권위위에서 직원들이 상호간에 공동체의식을 갖도록 유도해야 하며 점주 스스로 직원과 지위가 바뀌었다고 생각하여 경영 전반에 돈보다는 사람을 위주로 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추상적으로 쓰다보니 어렵게 느껴지지만 따뜻한 말 한마디, 식사 때마다 반찬 한 가지라도 잘 먹이려는 모습, 장사 잘된 날 문닫을 때 쥐어주는 택시비 몇 천원 등 사소한 일에 감동하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면 되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구인난이 심한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일수록 현실에 대한 탈피의 욕구가 강하며 직장에 대한 애착이 덜 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지금 일하는 직장에서 약간의 비전이나 미래에 대한 희망이 발견되면 근무태도가 놀랍도록 바뀐다.
‘동기부여’란 바로 꿈과 희망을 주는 일이다. 열심히 하면 지금보다 점점 나아진다는 것을 급여와 처우등에서 느끼도록 전반의 운영시스템에 고려해야 한다.

대형 패스트푸드점의 경우 매장 업무를 세분화하여 힘들지만 배우기 쉬운 일부터 신입사원순으로 맡기고 보름에서 한 달가량 지난 후 숙달될 때마다 적게나마 즉시 시급을 올려주는 형태로 운영한다.
아르바이트 일자리 중 가장 급여가 적은편에 속하는 패스트푸드점이지만 그들은 입사해서 숙련될 때마다 조금씩 시급이 오르고 매장 내 지위가 오르는 성취욕이 달성되는 재미에 열악한 환경임을 잊어버리고 최선을 다한다. 이것은 소규모 자영업자도 얼마든지 도입할 수 있다.

일단 채용할 때 통상적 동종업계 수준 또는 낮은 수준의 급여로 책정하고 일정 업무수준이나 기간이 지날 때 마다(보통의 경우보다 훨씬 짧게) 인상해 줘서 몇 달만 근무하면 다른 곳보다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는다든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아니면 애초에 업계수준보다 높게 책정하여 지원자를 많이 확보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지원자가 많으므로 유능하고 성실한 사람을 구하기 쉽고 그래서 이직이 낮다면 구인 활동비나 영업 손실 비용이 적어서 결과적으로는 손해가 아닌 것이다.

필자는 점포운영에 관한 진단을 의뢰 받을 때마다 맨 처음 인적구성과 그 조직을 살핀다.
단 한명의 직원이 있을망정 교육내용을 잘 흡수 할 수 있는 기본적 인성을 갖춘 사람인지 점주와의 사이에 신뢰는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야말로 성공을 위한 시작인 것이다.
행여 그 점주가 직원이 먹는 간식 값을 아까워하거나, 어떡하면 급여 조금 줄까만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하늘이 노래지는 막막함을 느낀다. 교육이 힘든 직원은 교체하면 되지만 직원을 인간관계가 아닌 상하관계로 보는 점주의 의식을 교육으로 바꾸기가 무척 어렵다는 것을 수도 없이 겪었기 때문이다.

몇년 전 TV 음식탐방 프로에 해남의 유명한 떡갈비집을 소개하는데 음식맛보다 흥미로왔던 것은 직원들이 모두 그 곳에서 20~40년씩 근무하고 있다는 거였다. 장사로 돈을 버는 사람들은 그렇게 틀리다.

내가 자주하는 말이지만 이것은 마음속에 담긴 사랑의 문제이다.
즉, 직원을 사랑으로 대할 자신이 없는 사람은 사업해선 안 된다. 왜냐하면 점주 마음속에 인간에 대한 사랑이 없다는 것을 고객은 너무도 빨리 알아채기 때문이다.


독자 의견 목록
1 .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자영업 망해가는 사람 2004-01-28 / 11:31
2 . 잘 읽고 있습니다. 미향 2004-01-28 / 13:41
3 . 틈 내기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닐텐데... 버버다리 2004-02-05 /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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