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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규용의 창업과 경영


Coex 주최 ‘2003 서울 국제 프랜차이즈 창업전’ 참가 후기
다수의 순진한 예비창업자들을 노리던 졸속 체인본사의 설자리가 점점 없어진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한규용 2003/09/18 13:00    

무언가 내 일, 새로운 일거리를 찾는데 그만그만한 창업정보들 속에서 딱히 설득력 있어 보이는 아이템은 구별치 못하겠고 일일이 관련 체인점 본사를 찾아다니자니 시간과 비용이 무섭고...이런 생각을 가진 창업 소비자들을 위하여 96년도에 도입되어 처음에는 ‘재테크박람회’로 명명됐던 초기의 ‘창업박람회’는 Coex 전시 기획 담당자들조차 그 성공여부를 자신하지 못했던 선진적 창업정보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지난 8년 동안 봄, 가을 2회 개최를 하여 벌써 16회를 맞게 된 코엑스 주최 박람회 말고도 한국 프랜차이즈 협회, 한솔 창업컨설팅 등이 주관하는 전국단위 박람회 4회, 대구,부산,광주 등 지방 박람회 4~5회 등 ‘창업박람회’는 이제 예비창업자들에게 새로운 창업 아이템을 선보이고 기존 아이템의 시장 진입을 가속화 하려는 프랜차이즈 본사, 제조/유통업체들 각축의 장이 되고 있다.

△ ‘창업박람회’는 이제 예비창업자들에게 새로운 창업 아이템을 선보이고 기존 아이템의 시장 진입을 가속화 하려는 프랜차이즈 본사, 제조/유통업체들의 각축의 장이 되고 있다. (사진/네이버검색)

지난 9월 4일 (목)에서 9월 7일 (일)까지 나흘 동안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서 개최된 ‘2003 서울 국제 프랜차이즈 창업전’은 100여 참가업체와 하루 5천명이 넘은 관람객 등이 몰려서 우리나라 창업시장의 흐름, 불황기속 에비창업자들의 접근 방법 등을 그대로 드러낸 행사였다.

필자가 운영하는 회사에서도 한식 브랜드를 가지고 참가하게 되어 박람회의 시작부터 끝까지 같이하게 되었는데 현장에서 받은 느낌은 한마디로 ‘공급자들의 필사적인 생존노력과 소비자들의 한층 업그레이드 돼가는 판단력’이었다.
국내 유수의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경영압박을 받고 있다는 소문이 공공연할만큼 올 상반기 경기 침체에 따른 창업시장의 위축은 프랜차이즈 업계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수 천만원 들여서 신문에 게재한 체인점 모집광고의 효과가 예년의 삼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하소연하는 업체 관련자들의 말처럼 딱히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수 만명의 예비창업자를 접하게 되는 창업 박람회만큼 매력적인 홍보의 장은 찾아볼 수 없는 현실이다. 때문에 참가업체의 40%가 넘었던 외식관련 업체들이 제공하는 시식용 음식만으로 최고급 뷔페식당을 연상시킬 만큼 다양한 가짓수와 우수한 맛을 자랑하였다.

입장료 3천원 주고 들어와서 삼만원 어치 음식 먹고 간다는 우스갯소리가 오갈 정도였고 값비싼 소 떡갈비를 시식음식으로 선택하여 피 본(?) 필자의 회사는 차치하고라도 왠만한 업체의 시식회 관련 재료비용이 하루 백만원에 이르렀다고 하니 상황은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참가업체들의 체인점 유치를 위한 필사적 노력과는 달리 관람하는 예비창업자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냉정하였다.
예년처럼 현장에서 체인 계약서에 서명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고 나름대로의 선택기준을 확실히 세운 후 관심있는 분야의 여러 업체와 꼼꼼히 상담하고 취사선택하여 기존 개설된 매장을 점검하려는 예비창업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일이 프랜차이즈 본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봤을 때 다소 귀찮을 수는 있지만 겉포장된 광고만 보고 ‘묻지마 창업’을 결행하는 다수의 순진한 예비창업자들을 노리며 무수히 난립하던 졸속 체인본사의 설자리가 점점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반가운 일임에 틀림없다.
예비 창업자들에게 본사의 윤리성과 경쟁력을 검증받는 것이 힘들고 복잡할 뿐 돌덩이들에 묻혀서 옥빛을 제대로 발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앞으로는 남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보완해야 할 것이라면 참가 부스가 크고 화려하여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던 몇몇 업체들이 사실은 신규 브랜드여서 사업성 검증이 안 되었다는 것, 모 Pc방 프랜차이즈의 예처럼 한 가지 브랜드가 히트하여 시장이 포화된 상태에 이르고 기존 매장들과의 상권보호 약속 때문에 더 이상 체인점을 내주지 못하자 별도의 법인을 설립하여 동일한 업종의 체인점을 모집하는 악덕 본사가 버젓이 박람회에 참가하고 있다는 것, 예비 창업자들의 판단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구체적인 (브랜드 이름까지 거론되는) 비판정보의 제공자가 아무도 없다는 것 등이었다.

△ 예전과 달리 예비창업자들의 선택은 신중하기만 하다. (사진/네이버검색)
오히려 장사 경험이 없는 초보 창업자들이 소자본으로 부담 없이 창업하여 본인의 인건비 정도는 벌어갈 수 있는 몇몇 아이템들이 작고 검소한 부스쪽에서 보였는데 핸드폰 사진 즉석 출력등 한층 업그레이드 돼가는 디지털 포토샵, 온라인의 아바타를 오프라인으로 끌어낸 캐릭터 용품점, 1~2만원대의 핸드폰 아트 등의 IT 관련 업종들은 Shop in shop의 형태로 창업하면 무난하리라 생각되며 최근 바람을 타고 있는 보드게임 방이나 아침 식사용 과일 도시락 배달업 등은 시장 개척기인 지금을 넘기면 위험하다고 판단되었다.
외식 브랜드는 필자가 몸담고 있으므로 섣불리 언급하기 난감하지만 농협 목우촌에서 런칭한 치킨 브랜드가 인지도의 취약성에도 불구하고 맛이나 창업비용, 유통경로 등 실질적인 면에서 경쟁력이 우수한 것으로 생각된다.

창업박람회가 끝나고 열흘 정도가 지난 현재 당시 참가업체들의 성과를 여러 경로로 조사해 본 결과 그 성적표는 초라하기만 하다.
한없이 신중하기만 한 그래서 오히려 창업 적기를 놓치고 있는 예비 창업자들은 완전히 개방된 공간에서 다양한 업체를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지만 이번에도 판단은 다음기회로 미룬 것이다.
이런 현상은 내년 초까지는 이어지리라 보여 지지만 창업 시장의 장기불황에 따라 점포의 임대료와 권리금이 많이 낮아져 있는 지금이야 말로 프로 장사꾼에게는 창업적기가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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