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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한의 해남이야기


전라도는 어디로 가는가
박수한 2003/07/23 22:10    

몇가지 사례들

얼마전 한 마을에 사는 형님으로부터 - 어느 분이 우리는 모든것이 형님 동생으로 엮어져 있다는 지적에 조금 뜨끔 하면서도 제일 편하게 부를 수 있는 것이라서- 자신의 아들이 기흥의 L 그룹 연구소에 취직이 되어 기흥을 다녀왔는데 그 아들이 하는말이 "여기는 전라도 사람들이 없어서 애로사항이 많았다"면서 은근히 경계하고 따돌리는 듯한 느낌에 걱정이었는데 마침 선배 한분이 광주 사람이어서 도와주고 끌어주는 덕분에 그런대로 적응할 수 있었다고 한다.
△ 호남의 관문인 호남제일문. 호남인들이 이 문을 밝은 모습으로 오가는 날이 오기를 기다린다. <사진/네이버 검색>

그러면서 잠시 같이 있어보니 주위에는 온통 타 지역 사람들이라서 "나 역시도 지역적 소외감을 많이 느꼈었다"면서 이제부터라도 "우리 손주들은 타 지역에서 태어나도록 해 내 아들과 같은 입장을 만들지 말아야겠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더불어 타 지역에 와서 사는 자네의 입장을 이해하겠노라고 하는것이었다.

내 둘째딸은 경기도에서 태어나 학교는 이곳에서 졸업을 하고 직장을 다니는데, 마지막으로 제일 많이 사용했던 언어가 이곳이어서 그런지 전라도 억양의 사투리가 튀어나오고, 현 주소란에 전라도로 되어있어서 주위 직장 동료들이 은근히 경계하는듯한 행동에 불편하다고 가끔 하소연을 한다.

내 딸과 같은 나이의 딸을 둔 내 친구는 진작부터 대학을 서울이나 서울 근교로 보내려고 무진 애를 써 그예 경기도 모 전문학교로 보내고 말았다.
이곳 전라도라면 우수한 4년제 대학을 갈 수 있는 실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학경비와 수고를 더 하면서도 경기도로 보낸것은 그 자신이 오래전 서울에서 살면서 느꼈던 전라도 사람에 대한 피해의식 때문이었다.

나는 정거배 기자나 세발낙지님의 글을 보면서 '전라도 사람들에 대하여 제대로 인식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내가 느끼고 있는 아니 접하고 있는 현실에 기반하여 전라도 사람들의 좋지않은 일면을 지적하고자한다. 뭐가 흥미있는 일이라고 자꾸 허물을 들추냐고 하겠지만 내자신을 알아야 다른사람에 대해 말 할 수 있고, 또 그에 대한 새로운 대안이 나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전라도 사람 전체에 해당되는 것은 아닐것이다. '일부중에서도 또 일부'의 사람들이 전체의 이미지를 흐리게 하고 있다고 보고 그 일부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임을 전제로 하겠다.

외지인의 전라도인에 대한 인식

타 지역 사람들은 전라도 사람들을 기본적으로 좋게 보지않는다.
그것은 전라도 사람들을 믿을 수 없다거나 얍삽해 보인다거나 잔머리를 쓴다거나 하는 등등의 이유를 대면서 싫어한다. 이러한 이유들은 일면 맞기도 하고 어느것은 사실이 왜곡된 경우가 있다. 한 예로 세사람의 여성 인부를 고용하여 일을 하다보면 앞서가는 한사람을 뒤에 남은 두사람이 안주삼아 부지런히 씹는 소리를 하다가도 다시 세사람이 뭉치면 언제 그런소리를 했느냐는듯이 다정다감하다.

내가 처음 이곳으로 이사를 올때 이웃에 사는 어떤 사람은 내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정말 친절하고 다정하고 내 형제보다도 더 친하게 대해줘서 그렇게 고마울수가 없었다.
그렇게 친하게 지나오다가 어느 시점에 인접한 땅의 측량문제로 껄끄러운 문제가 생겼는데 내 생각같아서는 그냥 서로가 조금만 양보하면 좋게 풀리것 같아서 그렇게 말했지만 이게 웬일? 별안간 안면을 싹 바꾸면서 자신은 조금도 양보를 못한다고 하며 이제까지의 친분관계가 언제 있었느냐는듯이 거칠게 대하는바람에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워서 한참을 헤맸던 적이 있었다.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손해를 끼친다싶으면 이제까지의 모든것을 헛것으로 만들수도 있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그때부터 내게 박혀왔다.

내가 여기로 이사오기전 충청도 어느지역에서 살때 일이다.
마을옆에 커다란 관급 공사가 생겨 몇년 공사가 계속되다보니 자연 전라도 사람들이 여러명 일을 하는것을 볼수 있었는데 이 사람들은 휴일이면 꼭 자기네끼리 쉬거나 놀러가거나 술을 마시러 다닌다. 거기다가 공사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전라도 사람이 하는 술집으로만 술을 마시러간다. 그러다보니 자연 말이 생겨날수밖에 없었다.
" 저사람들은 언제나 끼리끼리야" "형님 동생하면서 그 먼데까지 찾아간다니까" 하는 빈정거리는 소리인지 부러워하는 소리인지 모를 소리들이 들리곤했다. 물론 고향 사람을 만나고 고향의 맛을 찾아가는것이야 누가 뭐라 할까마는 그 도가 조금 지나칠정도로 고향이나 선후배나 형님동생을 찾는 것 같다.

마을에서 이장선거를 하면 어떤 사람이 마을을 위해 봉사정신을 갖고 일을 잘 할것인가를 생각해서 인물을 추천하고 투표에 임해야 함에도 같은 혈족을 우선시하고 이웃이라는 것을 우선으로 인물을 추천하고 투표를 해 가끔은 투표 결과에 마을에서 불화가 생기기도한다. 이러한 현상이 유독 전라도만 있는 것은 아닐진대 내 눈에는 '그것도 감투라고 편을가르는구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만연한 패배주의적 사고

지난 대선에서 마을별로 선거운동을 다니면서도 느꼈던 것은 일부 전남 사람들은 노무현의 정치성향을 지지한 것이 아니라 민주당을 맹목적으로 지지하고 있는것을 보고 찝찝한 기분이었던 적이있다.
그것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연민으로 이해 할 수 있기도 하지만 패배주의적 사고방식에 젖어 이제는 끝장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무조건적인 민주당 지지성향을 보였던 것은 아닌가? 우리는 대선결과에 매우 흡족해했지만 타 지역 사람들이 기이한 눈으로 쳐다보며 '끼리끼리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구나'하면 전라도 사람들은 아니라고 결연하게 대답 할 수 있을까?

몇년 전 1톤 화물차를 끌고 경남 김해 농업기술센터를 찾아간 일이 있다.
주차장에 차를 대 놓고 일을 보고 나오니 한 오십대쯤 보이는 남자가 " 이거뭐야! 전라도 차가 왜 여기와서 있는거야!" 하며 계속해서 발로 차는것이 아닌가. 못하도록 제지했더니 "아하~~니가 차 주인이야? 하며 싸움을 걸어와 한참을 실갱이하다 기술센터 직원들의 만류로 집으로 돌아온 적이 있다. 나는 지금도 그 일을 생각하면서 경상도 그 양반뿐만 아니라 전라도 어느 구석에서도 그 양반과 같이 해묵은 지역감정으로 맹목적인 지역이기심을 채우기 위하여 그와같은 행동을 하고있다고 본다. 지역감정이란 전라도와 경상도민들만이 갖고 있는 일종의 승부사적 이기주의라고 말하고싶기도 하다.

내가 여기와서 살면서 화나고 열받아 '이사를 갈까?'하고 생각이 들었던때는 김대통령의 임기말에 김대중 대통령의 이미지와 맞지 않는 여러가지 비리의혹과 그 의혹의 한편에 전라도 사람이 너무도 깊숙히 관여되어 있어서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김대통령을 두고 그놈(?)이 그놈이라는 욕을해도 대들수도, 변명도 못했을때였다. 그 비리라고 하는것도 역대 누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였지만 너무도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그래서 정말 기대를 많이 가졌던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그 아픔이 더욱 원망스럽고 모두를 화나게 했다고 본다.
이러한 모든것이 '역시 전라도는 안돼!' 하는 인식을 타 지역 사람들에게 확고히 심어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지난 대선의 결과에 대해서도 결코 자유스럽지 못한 결과가 아니였나 생각한다.

우리의 국민성도 난 별로 좋게 보지는 않는사람이다.
우리의 옛말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듯이 누군가가 잘되면 괜히 심술이 나는, 그래서 훼방을 놓아야만 직성이 풀리는것이 우리 민족성의 하나이기도 한것 같기 때문이다. 내가 잘못평가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내 눈에는 그런 사람들이 정말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람들중에 전라도 사람들이 한몫을 하고있지 않은지도 우리는 한번 생각해야 할 것이다.

희망은 있다

△ 그래도 인심좋고 의리있고 아직 때묻지 않은 농심이 살아있어서 그맛에 살아간다.
그러면서 '너는 왜 거기서 살고있느냐?'고 묻는다면 그래도 인심좋고 의리있고 아직 때묻지 않은 농심이 살아있어서 그맛에 살아간다고 대답을 한다.
울타리나 대문 없이도 마음편하게 장시간 외출을 할 수 있는 것도 따뜻한 이웃이 있어서이고, 외딴집이긴해도 팥죽을 쑤거나 떡을해도 멀리까지 들고와서 주고 가기도 하고, 마늘 한통 고추한개라도 먹어보라고 오가는 인정이 숨쉬는 곳이기에 한귀퉁이 부비면서 살아가고 있다.

떠나려는 사람들! 떠나고있는사람들!
우리는 이제 그들을 따라서 행동 할 것이 아니라 무엇이 그들을 밖으로 내 몰았는가를 알아보고, 개선해야할 행동이라면 개선해서 돌아오는 사람들을 만들때만이 전남인들의 미래는 밝아질것이라고 주장 하고싶다. 나 하나면 다 된다가 아니라 누구든지 될수도있다는 열린 마음이 전남인들의 가슴속에 남길 바라는 희망이다.

독자 의견 목록
1 . 조금은 답답하네요. 전라도사람 2003-07-24 / 17:34
2 . 피착취자, 피박받는 지역 의 역사인지도.. 뿌사리 2003-07-24 / 18:06
3 . 패배주의를 넘어서 보편성 2003-07-24 / 22:30
4 . 우리 모두는 大同小異하다! 네스 2003-07-25 / 00:39
5 . 나의 생각 지역민 2003-07-29 / 01:37
6 . ㅎㅎㅎ 버버다리 2003-08-27 /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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