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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큰 농협
변화를 두려워하는 농민 과 농협
박수한 2005/12/01 04:03    

며칠 전 우리 농협에서는 전 대의원들과 조합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2006년 예산 심의를 했다. 금년 2월 대의원이 된 후로 농협에 대하여 많은 관심과 기대로 무엇인가 달라진 농협상을 기대하며 활동을 해 왔는데 금년 예산안 심의 과정을 거치며 실망과 걱정이 배 로 늘어 났는데 그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많은 조합원들이 농협에 기대면서도 투명하지 못한 경영을 탓하며 불만을 토로하길래 올 예산안 심의에서나 결산 총회에서는 심도있는 심의나 결산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농협으로 향했다.

아 !우선 농협 대의원이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지를 소개해야겠다. 대의원은 각 마을에서 농가 숫자에 따라 1~2명을 선출하는데 임기는 2년이다. 매년 2월에 보답대회라는 농협 결산 보고회를 마을별로 실시할 때 선출하고 하는일은 예산심의와 결산심의를 2차례 하는 정기 회의가 있고 그 외 대의원의 승인을 필요로하는 경우 임시회를 한 두차례 여는 것으로 되어있다.

우리 농협에서는 그동안 임시회의와 분과별 회의라는 명칭하에 현재까지 5번 회의를 했다. 그동안의 수당은 담배한갑 볼펜한자루 그리고 점심을 사줄때는 5만원 안사줄때는 6만원을 받았는데 예산안 심의때는 무슨 명목이 더 붙어서 7만원을 받았다.

회의에 들어가기전 그동안 대의원 협의회를 구성하여 대의원들간의 의사소통과 농협 투명경영에 관한 공동의 목표를 실천하자고들 했었기에 협의회 구성에 필요한 자료를 농협 사무실에서 정리했는데 그것을 본 직원이 그새에 조합장에게 보고하여 조합장이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이미 협의회 구성에 난색을 표하며 여러 가지 방해 작전을 폈던 것을 알고있던 나로선 달갑지는 않았지만 못만날 이유도 없었다. 어느정도 방해 작전의 성공을 예견한 조합장은 여유있는 태도로 적당히 봐달라는 소리를 했다.

회의를 시작하고 조합장인사와 전무의 예산에 관한 설명이 있었는데 10시에 시작한 설명이 40분을 넘어 갈 즈음에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하며 너저분한 시간 끌기를 제지했는데 전무의 설명이 가관이다. 예산안 목록 전체를 천천히 읽을수도 있다는 것이 아닌가.

아무튼 그후로 신속하게 예산 본론에 들어갔는데 더욱 가관인 것은 몇십억이 들어가는 예산안에 관해서는 대충 설명하고 농협직원 월급 동결시켰다는 말과 영농회장 수당 인상시킨것과 대의원들의 수당을 5만원에서 7만원으로 인상 시킨것에 대하여 대의원의 요구조건을 농협에서 무조건 수용 인상 결정했다는 설명만 되풀이 했다. 몇몇 대의원이 이 어려운 시기에 할일을 망각하고 자신들의 수당만 올리는 것은 옳지 않다며 반대를 했지만 대다수는 일당이니 받고 보자는 투에다가 자신의 임기중에 수당을 인상시킴으로 다음 대의원으로부터 좋은 소리를 듣는다는 황당한 소견도 있었다.

농협이나 조합장이 필요하다고 하며 전년도보다 증액 시켜놓은 자유 경비에 관해서는 왜 부족한지 세부적으로 어느 곳에 사용하는지 묻지도 않고 이를 따지며 금년과 같이 동결하자는 소리에 오히려 이상하다는 듯 쳐다 보고, 몇십억이 들어가는 투자처에 대하여 그 사업의 정당성이나 타당성에 대하여 자료를 요청하거나 묻지도 않고 이 역시 조합원을 위해서 투자하는 것이니 무조건 승인 해줘야 한다고 하고, 이것은 단지 예산이니 집행하다가 적자가 나면 다른 것으로 보충하거나 남으면 예비자금으로 넘기면 아무 문제 없다는 소리에 그러면 이런 예산 심의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반문하니 전무란 사람이 복식 부기니 단식 부기니 하며 이렇게 저렇게 맞출수도 있다는, 요즘말로 분식 회계를 할 수도 있는 것처럼 말해도 이의제기 없이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다가 시간을 다 보내고 예산 심의를 마쳤는데 한시라도 빨리 회의를 끝내고자하는 조합장은 기타 토의 시간도 잊고 서둘러 회의 종료 망치를 두두리는 헤프닝을 연출했다.

회의가 끝난후 대의원 협의회를 구성하자며 임원들을 밖으로 내보냈는데 52명의 대의원중 39명 출석이고 그중에서 남은이는 20명 밖에 안된데다가 협의회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열변을 토하던 사람조차도 조합장의 힘 때문인지 한발 빼며 저만치 물러나는 통에 끝내 협의회는 무산되고 말았다.

마을을 대표하는 대의원으로서 예산이 무엇인지 결산이 무엇인지는 알기위해서라도 미리 나누어준 예산 집행안을 한번이라도 제대로 읽어보고 모르면 알려고 하는 자세가 당연함에도 서류는 당연히 조합직원들이 더 전문가라며 우리가 무엇을 알겠냐고 하면서 올려준 일당 받고 식사에 소주한잔 부담 없이 제낄수 있지 않느냐며 그런 맛에 참석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말하는 그 대의원들에 대하여 정말 실망과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

다른 때는 잘도 참석하던 대의원들이 정작 중요한 예산심의에 다수가 빠지고 더구나 평상시 저 잘났다고 말 잘하던 그 자칭 열성 농협 조합원들이 빠진 것은 앞으로의 우리 농협의 진로에 대하여 염려하지 않을수 없었다.

오늘도 군청이나 면사무소 농협 마당마다 나락 가마니를 적재시켜놓고 추운데서 투쟁하는 농민회원들과 사진으로나마 보는 시위현장에서의 격한 투쟁으로 피투성이 된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미래를 위하여 무엇을 어떻게 준비 해 왔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고, 아주 가까운 곳에서 그 어느 누구인가는 엉뚱한 짓거리로 우리들의 피와 땀을 소리 없이 빼가고 있는데도 그저 눈앞의 이익에 현실과 타협을 하는 그들이 바로 옆에 있는 같은 대의원이라는 사실이 부끄럽고 더 이상 그들 옆에 있고 싶지 않습니다.

피와 땀을 지키는 것은 외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도 있음을 조금이라도 자각하고 농민이라고 해서 알아야할 것을 알려고 하지 않고 누군가가 다 알아서 해 줄 것처럼 기대하고 있는 것은 시대를 착각한 망상이라는 것을 우리의 대의원 조합원들부터 깨달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락가마니에서 보듯 사진으로 보듯 그 피와 땀이 고스란히 우리의 가슴으로 돌아오길 빌어봅니다.

독자 의견 목록
1 . 와 겁나게 바쁘담서 큐제이큐제이 2005-12-01 / 14:07
2 . 거그만 그러요 허허 2005-12-02 / 15:17
3 . 자!우리모두 이처럼 진지해 봅시다 ssun 2006-01-14 /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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