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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한의 해남이야기


우리의 자화상과 월동배추
농민은 농협을 믿고 농협은 농민을 위해 일해야...
박수한 2003/04/30 00:24    

목포에서 영상강 하구언을 건너 금호호와 영암호를 끼고 있는 비산비아의 구릉지대.
갈대가 보이는 호수를 지나면 주위에 산 하나 보이지 않는 황토 들판이 펼쳐지는데 이곳부터 해남군 산이면을 비롯 황산면 문내면 화원면 마산면 등 월동배추 주산지가 나타난다 .
△ 해남 농민들이 김장배추 출하를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해남은 국내 최대의 월동배추 산지. 월동배추의 70%가 해남에서 난다. 8~9월에 심어서 12월부터 수확하기 시작해 3~4월까지 배추를 내다판다. 한겨울에도 영하 4~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따뜻한 해양성기후와 기름진 황토들 때문이다. 요즘은 저장기술이 발달하여 1~2월에 저장에 들어가면 6~7월까지도 저장배추가 시장세를 판친다.

작년에는 잦은비와 갑작스런 한파로 김장배추와 월동배추의 작황이 부진하여 가격이 높게 형성이 되었다. 그러면 농민들의 주름살이 펴져야 하는데 오히려 더 늘어만 갔다. 왜 그럴까?
2001년도 9월의 고랭지 배추시세가 약세로 반전되면서부터 김장배추를 비롯 월동배추까지 생산비 이하로 가격이 형성되면서 판매에 애를 먹은 농민들은 배추 종자와 퇴비까지 공짜로 준다는 상인들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면서 1마지기당(100평) 25만원이지만 이것저것 따지면 1마지기당 30만원은 된다면서 너도나도 계약서에 싸인하고 계약금을 챙기며 즐거워들 했었다 .
계약서의 내용은 배운 사람이건 못배운 사람이건 개의치 않았고, 공짜로 준다는 퇴비는 언제 어디서 무엇으로 만들어져서 공급이 되는것인지 후기 작물에는 영향을 주지않는지는 상관없이 그저 상인이 좋다는말을 그대로 믿고있었다. 그렇게 해서 전체 60% 정도가 계약이 된것으로 알고있고, 우리마을에서도 90% 정도가 계약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시절은 농민편이 아니였다. 일기탓으로 하루가 다르게 배추 가격이 상승되면서 계약 농민들의 수심은 늘어만 갈수밖에 없었다.

나는 작황이 안좋았던 밭은 1마지기당 45만원에 거래되었고, 하우스에 심었던 김장배추는 1마지기당 65만원씩, 그리고 농협에 게약재배를 했던 7마지기는 마지기당 70만원씩 계산이 되었다. 그러나 시장시세를 어느정도 알고 있었다는 나도 정보력 부족으로 2003년도 가격에는 절반에도 못미치는 시세를 받은거였다. 그 근거로 농협에서 판매한 7마지기에서 5톤차로 2대반이 나왔다. 그런데 그시기에 가락동 시세는 한차당 550만원에 거래가 되었다. 정산시 내게 돌아온것은 1마지기당 최고의 가격이였지만 시세에 42% 였으니 말이다. 그러니 상인들과 계약을 했던 농민들의 마음은 어떠했으리라는것은 말 안해도 너무도 잘 알수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모두가 농협과 계약을 하면 될텐데 왜 안했을까?

2001년도에 농민들과 많은 면적을 계약을 했던 농협이 가격 하락으로 손실을 많이 입자 2002년도에는 계약 물량을 대폭 줄였고 농민들은 상인들과의 계약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해서 상인들과 계약을 했기 때문이다 .
우리는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갈것이 있다.
작황이 좋으면 시세가 없어서 손해를 보고 시세가 좋으면 정보력 부족으로 상인들 배만 불리고있다. 이런 악순환을 지금도 반복하고 있다. 농산물 수입개방으로 마땅이 심을 작목을 찾지 못하고 있는 농촌에서는 눈앞에 보이는 시세 폭락을 알면서도 혹시나하는 날씨에 기대를 걸면서 또 너도나도 배추를 심고 있고 배추를 팔 시기가 돌아오면 상인들이라도 눈에띄면 우리배추 사 주라고 찾아다니는 웃지못할일들이 벌어지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2002년도에 계약을 했던 상인들은 일부 작황이 안좋았던 배추는 시장 출하를 하고 거의 저온 저장에 들어가 지금도 출하물량을 조절하면서 고가의 가격을 유지시키면서 수입을 올리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상인들처럼 할수 없는것일까?
서로를 신뢰하지못하는 우리들의 자화상이 그 바탕에 있기 때문이다.
이미 서술한바와 같이 월동배추는 전체물량에서 해남이 70%를 차지하고있다.
또한 가을부터 시작해서 한겨울을 나는 월동배추는 거의 무농약이다. 조금만 관리를 잘하면 완전히 무농약으로도 할 수 있다. 그래서 해남의 특산품화 하는데 손색이 없을뿐더러 지역 이미지화 하는데도 한몫을 할텐데 2003년에서야 배추 축제가 처음 열렸다. 그나마도 농민들이 중심이 아니라 지역 상인들이라고 할수있는 유통업체들로서 말이다
어느 한 농협에서 제안을 한 바 있다.
황산면 화원면 문내면 산이면등 월동배추 주산지 농협이 연합해서 관내 물량 전체를 계약재배하여 판로를 단일화하고 물량 조절을 하여 안정적인 소득을 창출하자고 하니 2개의 농협이 농민들을 믿지 못한다며 이의를 제기하는 바람에 이야기가 수포로 돌아갔다고 한다. 농민들은 농협이 하는 일을 믿을수가 없고, 농협은 농민들이 전량 계약재배를 해줘야 하는데 이리저리 따져보고 조금이라도 자기에게 손해가 생길것 같으면 계약은 고사하고 방해까지 할수있는 것이라서 믿을수가 없다고 한다. 우리는 왜 이렇게 불신의 벽을 쌓고 서로가 손해를 보고있을까? 나 하나만 농사 잘 짓고 잘 팔면 된다는 우리들의 자화상이 모두의 가슴속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연일 들리는 정치면에서도 똑같은 양면성을 드러낸다고 본다
개혁을 해야 나라가 올바르게 간다고 소리치면서도 막상 개혁을 위한 활동 부분에서 자신의 부분이 들어나면 언제 그랬냐는듯이 몸을 사린다. 지역감정 운운하며 특정지역 사람들이 하는 행동들을 보면 분개하고 큰소리치면서도 막상 자신들이 속한 지역 정당 이야기가 나오면 무조건적인 충성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은것을 보면 알수있다. 아니 좋지 않다고 하면서도 줄은 그곳에 가서 선다. 그래서 반개혁적인 인사가 아무리 속된행동을 해도 용서가 되고 또다시 당선이 되는것이 아니겠는가? 이와같은 양면성을 농사에도 같이 작용하기에 서로가 믿지못하고 관에서도 안일하게 대처하는것으로 본다.
정치와 관련한 우리들의 양심은 다음에 좀더 심도있게 그리고자한다.

이제 2002년도의 월동배추 계약과 출하 상태를 보면서 우리는 무엇인가 느꼈을것으로 본다.
어떻게 해야 안정적인 재배와 판매를 할수있는지도 보았다.
그렇다면 해결책이 눈앞에 있는것이 아니겠는가?
농민들은 농협을 신뢰해야한다. 신뢰와 함께 농협이 투명해질 수 있도록 농협이사 감사, 그리고 대의원들이 올바르게 일할 수 있도록 농협 개혁을 가속화시켜야하고 관심을 가져야한다.
그래서 농협 직원들이 주인이아니라 내가 주인인 원래대로 돌려놔야한다.
이제는 개개인만 잘한다고 잘되는 시대는 아니다. 뭉쳐서 모두가 잘되야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시대라는것을 우리는 기억해야한다. 이것은 단지 해남의 월동배추만이 아니다. 농도인 전남도 전체가 심각하게 생각해야할 일이다.
2003년도의 계약 상황을 잘지켜보자.
농협은 어떠한 노력을 하는지 해남군은 어떠한 노력으로 농민들의 수입이 높아지게 만들지를 우리모두 두 눈 부릅뜨고 봐야할 일이다.

독자 의견 목록
1 . 계약제배를 해서 이익이 많이 나면 버버다리 2003-04-30 / 13:52
2 . 문제가 생기는 곳에 목수의 아들 2003-04-30 / 14:39
3 . 농협의 개혁을 위하여!! 위하여!! 코스모스 2003-05-04 / 08:49
4 . 농협 땅끝맨 2003-05-08 / 17:26
5 . 땅끝맨 님의 글에 대하여~~ 박수한 2003-05-08 /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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