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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칼럼-김희재의 강진이야기> 기득권 층이라고 할 수 있는 교장 선생님도, 기간제 여교사나 배달호 씨에게도 고민스런 것들을 속시원하게 말해버릴 수 있는
김희재 2003/05/10 00:15    

△ 누구나 알고 있는 진실을 소리쳐 보고 픈 욕망이 있다. 바람이 불때면 대숲에서
"바람이 불때면 대숲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소리가 났다"는 선생님께서 들려주시던 옛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지엄하신 임금님의 비밀을 알고 있는 전속 이발사의 함구령에 대한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던 곳이 바로 그 '대숲'이 아니었을까?

21세기에 사는 우리는 많은 언론 매체를 통해 다양한 자료와 새 소식을 접하고 있다.
그런데 그 많은 언론 매체들이 서민들에게 대숲의 역할을 해 주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버린 이라크의 전쟁을 보도하고 있는 언론 매체들의 헤드라인만 하더라도 "미국-이라크 전쟁"이나 "미국-이라크 공격"과 "미국 이라크 침공" 등 다양하다. 혹자는 그게 그거지 무슨 차이냐 할지는 모르지만 엄연한 차이가 있다. 그것은 아마도 "죽었다"와 "죽였다"의 차이라고나 할까?

우리야 전쟁 당사자들이 아니니까 대수롭지 않겠지만 온 국토가 유린되고 아이들과 부녀자들이 목숨을 잃었으며 막강한 절대 권력을 휘두르고 있던 국가 원수는 생사가 묘연하고 국민들이 거지와 도적으로 변해 가는 이라크人들의 느낌은 이런 보도에 분노하고 있을 것이다.

한 많을 이라크인 들의 하소연을 'CNN'이 들어주지는 만무할 것이다. 대나무조차 자랄 수 없는 척박한 사막에서 그들의 외마디를 들어 줄 대숲은 없는 것일까?

어디 이라크뿐이겠는가?
이라크 파병을 앞두고 전 국민이 반전 운동을 벌였다. 연일 언론에서는 오락 게임처럼 가공할 살상 무기로 파괴되고 죽어 가는 전쟁 상황을 보도했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한 교육단체에서는 "반전 수업안"을 만들어 교사들에게 '반전교육'의 참고서로 활용하도록 했는데 이번엔 "반미 교육"이라고 왜곡보도를 하고 있다.

교육부에서 만들어 일선 학교에 배포해야 할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수구 언론들은 이 수업 안이 담고 있는 숭고한 뜻은 외면한 채 서너 곳의 문구를 트집잡아 반미교육으로 매도해버린 것이다. 보수 언론과 인사들이 얼마나 뻥을 쳤는지 대통령께서도 알아보라고 지시했다가 파악을 하고 그냥 두자고 했질 않는가?
이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한 말을 늑대나 승냥이로 바꿔버린 것이다..

지난 1월에 있었던 '두산중공업 배달호씨 분신자살 사건’보도와 초등학교 교장 자살사건보도를 비교해 보면 언론의 이중잣대를 보다 분명히 알 수 있다. 같은 자살사건에 대한 보도임에도 불구하고, 한 늙은 노동자의 죽음에 대해서는 냉정하리 만치 침묵했었다. 그러나 초등학교 교장 자살사건은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사회적인 약자의 고충을 대변해주려는 어느 교직단체를 매도하려는 방향으로 몰아가는데 언론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심지어 기사의 의도에 따라 날짜를 뒤바꾸어 아예 매도하려는 작태를 보여주고 있다.

기간제 교사란 일종의 임시 교사로서 일정 기간 동안 교장이 학교 사정에 따라 정원 범위 내에서 임용할 수 있는 교사인데 출근하면 교장 선생님께 차대접 하랴 신출내기로서 학생을 가르치랴 기간제 여교사에게는 너무 버거운 첫 사회 생활이었을 것이다. 차대접을 거부하면 학교에서 쫓겨나야 할 날 신세가 아닌가?

여성부도 생겼고 성차별 금지법도 있지만 우리의 의식은 아직 따라 가지 못한 것이 아닐까? 유럽이나 호주에서라면 어찌 되었을까? 아마도 이런 일이 발생할 수도 없겠지만 발생을 했다면 교장은 징계를 받아 학교를 쫓겨났을 것이고 고발한 교사는 언론 인터뷰로 일약 유명인사가 되었을 것이다.
그 어려움을 아무리 하소연을 해도 그 누구도 들어주지 않았는데 '내 억울함, 전교조만 들어주었다'고 실토하고 있다. 여교사가 교육부 홈페이지에 그 고충을 올리자 해당 교육청에서는 현장 조사를 벌였지만 '무혐의'처리 되었다.

교육부는 2000년 시도 교육청에 내린 지침에서 '교사의 차 접대 행위를 하지 말 것'을 권고한 바도 있다.

분명 교장 선생님의 자살 사건은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분에게도 인간적으로 딸 같은 기간제 여교사에 대해 차접대 받았던 일과 과도한 장학지도 등을 사과하고 이해시키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안 교육관료들은 원천적으로 사과를 봉쇄해버린 것이다. 교장 선생님은 또 하나의 고민이 생겼을 것이다. 아마도 교장 단이나 교육청 장학사들은 정규교사도 아닌 기간제 교사에게 교장이 사과한 다는 것을 커다란 수치로 생각했지 않았을까? 죽은 교장은 말이 없는데 5월 11일에 살아있는 전국의 교장 선생님들이 모임을 갖는다고 한다. 무슨 말이 나오고 어떻게 보도되는지 볼일이다.

기득권 층이라고 할 수 있는 교장 선생님도, 기간제 여교사나 배달호 씨에게도 고민스런 것들을 속시원하게 말해버릴 수 있는 대숲이 우리 사회에는 꼭 있어야 하지 않을까?

현대에 사는 우리들이지만 '대숲'에라도 가서 하고픈 말을 할 수 있었던 그 옛날의 이발사가 오히려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라도 대숲에 다가가서 가슴 속에 담긴 말들을 할 수도 있고 대숲은 들은 그대로를 바람결에 실어서 세상사람들에게 알려주었으니..

대숲의 설화가 들려주는 두 가지 교훈 - 하나는 누구나 주저함이나 거부감 없이 말할 수 있는 언로(言路)였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들은 사실을 그대로 가감없이 세상에 알려 주었다는 점 - 을 우리힘 닷컴(woorihim.com)에서는 충실히 이행해 주기를 바란다.

독자 의견 목록
1 . 언제 올렸나요?? 코스모스 2003-05-10 / 12:51
2 . 동감 장흥에서 2003-05-11 / 16:07
3 . 대숲은 무성해져야 바람 2003-05-11 / 19:05
4 . 우리힘이 대숲이 되야 한다고 까탈 2003-05-11 / 21:54
5 . 대나무 숲 강진을 사랑하는이 2003-07-12 /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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