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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은 어떻게 대한민국 정치를 지배하는가?
김동민 2011/02/26 10:12    

신문은 상품이다. 언론매체이기에 앞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산되는 상품이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도 상품으로 생산되어 시장에서 교환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상품의 일반적 속성에 대해 알아야 한다. 상품에 대해 과학적으로 인식하게 되면, 조중동의 실체가 보다 더 정확하게 보일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품은 판매를 위해 생산된다. 상품은 사용가치(쓸모)가 있어야 하는 바, 판매를 위한 생산이란 타인의 사용가치를 생산한다는 것이다. 타인으로부터 사용가치를 인정받을 때 시장에서 교환된다. 그것을 교환가치, 즉 상품의 가치라 한다. 여기서 생산한다는 것은 노동력의 지출을 의미한다. 상품이란 노동의 산물인 것이다.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상품과 상품을 교환해왔는데 그 과정에서 상품은 신성(神性)을 갖게 된다.


"그들은 배를 타고 와서 가지고 온 생산물을 낯선 해안에 내려놓는다. 그리고 그들은 자기네 배로 돌아가서 불을 놓아 연기를 피워 신호를 한다. 원주민들은 연기를 보고 바닷가로 와서 금을 지불하고 물건들을 가지고 다시 돌아간다. 카르타고인들은 배에서 내려와 금을 확인하고, 금이 그 상품의 대가로 적당하다고 생각되면 금을 가지고 떠난다. 만약 금이 충분하지 않으면 다시 배로 돌아와서 거기서 계속 머문다. 원주민들은 다시 바닷가로 와서 충분할 때까지 추가로 금을 갖다 놓는다."


헤로도투스가 전하는 원시사회 교환의 모습이다. 금이 등장했다는 것은 물물교환의 단계를 지나 생산력 수준이 꽤 진척됐을 때의 상황임을 암시한다. 이때는 금을 얻기 위해 잉여생산물을 생산하고 교환을 했을 것이다. 금을 확보하면 원하는 물건과 교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은 교환을 매개하는 일반적 등가물이다. 배를 타고 온 원시인은 자신의 생산물을 금이라는 거울에 비추어 가치를 매긴다. 가치 척도의 기준은 노동력 지출의 양이다. 금이 등장하기 전의 일반적 등가물로서의 상품도 마찬가지 역할을 했었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가치를 측정해주는 거울의 역할을 하는 상품을 중심으로 교환을 하다 보니, 상품의 가치가 마치 인간의 노동력 지출과는 무관하게 천부적으로 부여된 것인 것처럼 착각하는 착시현상이 발생한다. 이것이 바로 상품의 물신성이다. 노동생산물 사이의 등가교환이 아니라 상품 자체에 대한 물신숭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상품들 중에는 노동자들의 피와 땀과 생명이 체화된 것들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의식하지 못하면서 소비욕구를 채우려고 하는 현상이 그것이다. 백혈병으로 스러져간 삼성전자 노동자들을 상기해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노동자들의 '신성'한 노동은 의식하지 못하면서 애니콜 등 삼성제품을 '숭배'하게 되는 것이다.

나중에 금의 역할을 화폐가 대행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상품의 물신숭배는 화폐의 물신숭배로 나타난다. 노동은 실종되고, 거울이 주인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주객전도다. 다시 말해서 돈이 물신성을 확보하면서 세상을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클라우스 뮐러는 그의 저서 『돈은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가』에서 이렇게 묘사했다.


"많은 사람들이 가난에서 벗어나 부자가 되고자 한다. 그들은 돈을 추구한다. 돈을 얻기 위해서라면 신용뿐 아니라 목숨까지도 건다. '당신들은 주님을 섬길 줄 모르고, 마몬의 신을 섬길 줄은 아는군요.' 라고 복음사가 마태오는 말한다. 아람 말인 mámóna는 부, 재산을 뜻한다. 앞의 성경 구절 때문에, 그 단어는 부를 인격화한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다."(171쪽)


부, 재산, 즉 돈의 신격화(神格化)가 예수시대에 이미 만연했다는 얘기다. 교회는 환전상들이 득실거렸고, 가이사의 초상이 새겨진 주화를 세금으로 냈으며, 유다는 은 삼십에 예수를 팔아넘겼다.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한기총)의 최근 금권선거 파문 등에 대해 "한기총을 지켜보면 창피하고 화가 난다”면서, 한국 교회에 대해서도 “한국 교회가 돈을 우상으로 섬기고 성경의 가르침과 너무나 어긋난다”고 성토했다고 한다. 화폐의 물신성을 직관적으로 느끼는 것이다.

돈을 얻기 위해 목숨을 걸고 남의 목숨까지 뺏는 게 오늘의 세태다. 미국을 지배하는 것도 돈이고, 미국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배경도 돈이다. 미국이나 EU 국가들, 한국정부까지 리비아를 두고 주판알을 퉁기는 것도 궁극적으로 돈 때문이다.

그럼 이제 조중동으로 돌아와보자. 조중동도 상품인 이상 물신성을 갖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본래 노동력이 투입된 가치에 비교할 때 소비자(구독자) 입장에서는 저렴하게 교환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광고수입이 있고, 그 광고비를 구독자가 모두 부담하기 때문에 물신성을 부정할 수 없다.

조중동의 물신성은 상품 자체가 갖는 고유의 물신성 외에 소위 언론이 갖는 위력이 부여하는 물신성이 더 크다. 미디어를 거울에 비유하기도 한다. 사회의 모습을 비춰준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이 조중동이라는 거울을 통해 세상을 들여다보고 정치를 인식한다. 그런데 이 거울이 현실정치를 있는 그대로 가감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보여주고 싶은 장면만 선택적으로, 그것도 상당 부분 왜곡해서 보여준다.

정치현실과 국민 사이에 조중동이 있다. 거울이다. 국민들은 조중동을 들여다보며 정치를 인식하고, 정치인도 조중동에 비추이는 정치를 한다. 조중동은 이 지위를 악용하여 정치의 주체가 되어버렸다. 거울이 주인이 되었다. 정치를 왜곡하여 국민의 의식과 여론을 조종하고, 그 조작된 여론을 앞세워 정치를 압박하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국민은 안중에 없고 조중동을 의식하면서 정치를 한다. 상품의 물신성과 자본주의 미디어의 물신성이 결합하여 대한민국 정치를 지배하고 있는 조중동의 모습인 것이다.

이명박 정권에서 조중동의 지위가 확고한 가운데 종합편성방송까지 진출하게 됐으니, 정권의 시녀로 전락한 KBS MBC SBS YTN 등과 더불어 여론을 왜곡하며 정치를 좌지우지하게 될 언론권력의 지위를 더욱 더 탄탄하게 다지게 되었다. 당장에 2012년의 총선과 대선은 이와 같은 미디어지형에서 치르게 된다.

한나라당은 이 구도를 만들었고 반기고 있는데, 민주당은 부화뇌동했고 의기의식이 없다. 조중동의 벽을 여하히 돌파하여 김대중 대통령이 우려했던 3대위기를 극복하고, 노무현 대통령이 꿈꿨던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철학과 의지가 박약하다.

이로써 대한민국의 주권은 조중동의 손으로 넘어가게 생겼다. 이미 많은 부분 넘어갔다. 국민들은 조중동이 선택한 후보를 추종했고, 그 구도가 더욱 강화되는 현실이다. 주권재민이 아니라 주권재조인 것이다. 바로잡아야 한다. 깨어있는 국민의 조직된 힘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쉽게 말해서 조중동은 저널리즘의 정도를 걷는 언론이 아니다. 기득권 정치조직의 선전지다. 이러한 성격의 조중동의 국민주권 찬탈에 대한 대책이 언론운동과는 또 다른 차원에서 시민정치운동으로 진화해야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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