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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자본의 새 상품 스마트폰과 앱스토어, 그리고...
정치경제학의 관점
김동민 2010/10/22 00:15    

며칠 전 2년 넘게 쓰던 휴대폰이 고장이 나서 판매점을 찾았다. 보여주니 서비스센터를 찾아가야 하고, 가더라도 수리하는데 비용이 드니 번호 이동을 하여 새로 구입하는 게 낫겠다는 '진단'을 받았다. 해서 스마트폰 견적을 설명해달라고 했더니 어려워서 사용하기 힘들 거라며 아예 설명조차 해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한 술 더 떠서 회사마다 자판이 다르니 쓰던 회사와 동일회사 제품을 권했다.

다음 날 스마트폰은 포기하고 다른 매장에서 동일회사 제품으로 새로 장만했다. 그 친구 말대로 어려워서 포기한 것은 아니다. 휴대폰의 진화속도가 너무 빨라지는 데 휩쓸려 생활의 여유와 느림의 미학을 상실하고 싶지 않았다. 딸 아이가 아이폰3를 구입한지 한 달 만에 아이폰4가 나왔다며 속상해할 만큼 새 상품의 라이프 주기가 짧아진 것도 망설이게 한 이유였
다. 서두를 이유가 없다.

내가 휴대폰을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게 2000년이다. 물론 늦었다. 나에게 전화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구입을 종용할 때도 '자동응답기'를 고집하며 지내다 안티조선운동을 시작하며 고집을 꺾었으니 10년이 됐다. 그 때만 해도 지금의 상황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 때는 케이블TV가 성공할 것인지, 위성방송이 등장하면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이에 대응해서 지상파방송의 대응전략이 무엇이 돼야 하는지 등이 쟁점이었다. 휴대폰이 이렇게 진화하여 세상을 뒤흔들어 놓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미디어지형이 이렇게까지 바뀌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소위 '뉴 미디어'를 전공한다는 교수들도 따라가기 버거울 것이다.


그러면 이 현상의 본질은 무엇일까? 이번 학기 <미디어산업연구>란 과목을 가르치는데, 고르고 고른 교재가 『한국미디어산업의 변화와 과제』란 책이다. 올 7월 1일에 초판이 출판되었으니 아주 최근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따라잡지 못한 현상들이 있다. 놀라운 속도다. 내 자신 공부도 되고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10년 전에는 '언론산업'으로 통하던 대상이 이제는 '미디어산업'으로 바뀐 현실도 의미심장하다(『한국 언론산업의 역사와 구조』, 2000, 연암사).

그러나 이 책에는 미디어 융합, 앱스토어 비즈니스 모델, 온라인 비디오산업, IPTV 등 현상에 대한 브리핑만 있을 뿐 이런 현상을 가져오게 만드는 내면의 진실에 대한 설명은 없다. 정치경제학에 대한 학습이 안 돼 있기 때문이다. 사회과학의 실종이 가져온 언론학계의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의 변화를 주도하는 주체는 '자본'이다. 자본은 자기 증식하는 가치다. 잉여가치 획득을 통해 끊임없이 증식을 해야만 하는 생리를 가지고 있는 게 자본이다. 잉여가치(이윤)는 생산과정, 즉 노동력 지출에서 나온다. 부르주아 경제학에서는 이윤이 유통과정에서 발생한다고 하는 데 그건 과학적 설명이 아니다.

경영학에서는, 기업의 목적은 최소의 경비로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라고 가르친다. 이 목적을 달성하려면 노동력상품에 대한 가치(임금)를 다운시키면서 노동시간은 늘려야 한다. 노동시간을 늘리는 것은 절대적 시간을 늘리는 것과 잉여노동시간의 연장, 따라서 필요노동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이 적용된다.

그 결과 자본가에게 돌아가는 잉여가치의 양은 늘어나면서 상품 생산은 대량생산으로 귀결된다. 여기서 자본주의의 모순이 발생한다. 보다 많은 이윤의 획득을 위해 상품 생산을 최대한 늘렸는데, 낮은 임금(필요노동시간의 단축)으로 구매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공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공황은 주기적으로 발생한다.

자본(가)은 공황과 불경기에 대처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게 되는데, 그것은 새 상품으로 새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다. 미디어산업의 경우 흑백TV에서 컬러TV로, 다시 디지털 HDTV로 진화해온 게 대표적 사례다. 지금의 초고속 변화는 통신자본이 주도하는 바 이동통신사업자가 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할 때마다 새 기술로 새 상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음으로써 새 시장을 개척해온 결과 종합미디어사업으로 진화해온 것이다. 디지털 방송도 사실상 휴대폰 미디어에 블랙홀처럼 빨려들어 왔다.

아이폰만 해도 컴퓨터 생산업자인 애플이 자본의 증식을 위해 새 시장 새 상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개발해낸 것이며, 앱스토어도 마찬가지다. IPTV나 온라인 비디오, 스마트TV 등도 같은 맥락이다. 새 상품이 언제나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는 실패했다. 중요한 것은 미디어상품의 초고속 진화는 아직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다. 자본주의가 유지되는 한 계속될 것이다.

나는 트위터를 하지 않는다. 유명인사 중심으로 악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 영화배우 가수 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들은 수만 수십만의 팔로어들을 거느리면서 팔로잉 대상은 겨우 10명 안팎이 대부분이다.‎나는 페이스북도 집에서만 한다. 우리가 자본의 초조함에 포섭되어 바쁘게 서두를 이유가 없다. 지엽적인 소재에 휩쓸려 소시민적 재미에 빠지기보다는 사회과학에 대한 성찰이 절실한 때라는 생각이다. 자신있게 권하는데, 그 공부가 더 재미있다.


독자 의견 목록
1 . 동의합니다. 한용현 2010-11-17 /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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