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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마르크스의 <자본>을 다시 읽는 것"
강신준 교수, 독일어본 <자본> 1,2,3권 완간
김동민 2010/09/07 01:27    

   영국의 BBC가 1999년 9월 밀레니엄을 대표하는 가장 위대한 사상가를 시청자에게 물었다.

   카를 마르크스는 과학자 앨버트 아인슈타인을 2위로 밀어내고 상당한 표차로 1위를 차지했다. 아이작 뉴턴, 찰스 다윈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 방송국은 2005년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를 시청자에게 다시 물었다. 역시 1위는 마르크스였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한 금융 위기로 전 세계 경제가 지금까지 휘청대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평가에 토를 달 이들은 더 이상 없을 듯하다. 마르크스는 화려하게 부활했다. 아니, 2003년 영국의 <이코노미스트>가 정확하게 지적했듯이, 최근의 상황은 "자본주의의 오류에 대한 마르크스의 지적이 많은 부분에서 옳았다"는 것을 한 번 더 확인시켰다.


마르크스의 <자본> 1,2,3권
   프레시안의 <'대박' 꿈에 취해 벼랑 끝에 선 개미들아, '무기'를 들자!>란 제목의 기사 리드 부분에 소개된 내용이다. 이 기사는 마르크스의 <자본>을 완간한 동아대 경제학과 강신준 교수를 인터뷰한 기사다. 여기서 '무기'란 <자본>을 의미한다.

   유럽에서 마르크스의 붐은 그 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소련과 동구권의 붕괴 이후 쾌재를 부르던 자본주의의 위기가 심화되면서 마르크스와 <자본>의 진가가 새삼 부각되는 것이다.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로이터통신은 2008년 10월16일 "미국과 유럽의 은행 국유화 등 구제금융책을 보면 무덤의 마르크스가 미소짓지 않겠느냐"고 보도한 바 있으며, 영국 성공회의 로완 윌리엄스 켄터베리 대주교는 "자본의 방종을 경고한 마르크스의 비판이 옳았다"고 말했다. 독일에서는 <자본론>이 옛 동독지역에서 날개 돋친 듯이 팔리고 있다. 2009년 1년을 독일에서 보낸 강 교수는 독일의 마르크스와 <자본>에 대한 붐을 이렇게 전한다.

   "난리다. 독일의 베를린에 있을 때 새로운 '마르크스-엥겔스 전집(MEGA)'을 준비하는 학자들과 교류가 많았다. 그 중에 게랄트 후프만 박사가 대학에서 마르크스의 사상을 강의하는데, 금융 위기 이후로 수강 인원이 세 배로 늘어서 나중에는 인원을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독일의 디츠(Dietz) 출판사는 금융 위기 이후 <자본>의 판매량이 2007년에 비해 세 배나 늘었다. 심지어 2009년 기독교민주동맹(기민당)과 사회민주당의 대연정이 깨질 때까지 사민당 소속으로 독일의 재무부 장관이었던 페어 슈타인브뤼크가 '마르크스가 여전히 옳다'고 선언을 하기도 했고."


   그러나 한국의 현실은 반대다. 자본의 방종이 극에 달해있고, 노동의 현실은 암울함에도 불구하고 마르크스와 <자본>에 대한 관심은 매우 미미하다. 사회과학은 실종되고 실천은 망각된 가운데 연구자와 대학은 실용학문에만 매달리고 있다. 도대체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회과학을 공부하면서 <자본>을 멀리하거나 아예 그 중요성을 인식조차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강 교수는 "대중은 물론이고 학자 중에도 마르크스의 주저인 <자본>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는 사회에서 '마르크스 이후'를 얘기한다"고 꼬집는다. 그 점에서 강 교수의 <자본> 완간은 의미가 크다. 강 교수는, 한국 사회(학계)에서 <자본> 1,2,3권을 제대로 읽은 사람이 5명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면서 자본주의의 "대안에 대한 가장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을 안 읽었으니 진보의 수준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하여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로 촉발된 대공황으로 자본주의의 모순이 극적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지금이야말로 자본주의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본>을 읽어야 한다."고 권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자본주의 비판과 대안의 출발점이 되는 마르크스, 특히 그의 주저인 <자본>을 다시 읽는 것이다" 라고 거듭 강조한다.

   <자본>이야말로 마르크스 사상의 모든 것이 용해된 그의 주저이기 때문이다. 한편 <자본>은 경제학 전공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강 교수는 "경제학뿐만 아니라 철학, 역사학, 문학을 공부하는 학자들이 이 <자본>에 달려들어서, 마치 금맥에서 금을 찾듯이 마르크스 사상의 정수를 추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문학, 사회과학, 문학, 예술 등 분야에서 <자본>은 필독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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