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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의 언론개혁


조중동은 개혁대상이 아니다
‘새언론포럼 토론회’ 유감
김동민 2007/05/17 13:52    

개혁적 성향의 중견기자들의 모임인 새언론포럼의 활동이 제법 활발하다. 최용익 회장의 왕성한 추진력이 녹아있을 것이다. 5월15일에도 ‘노무현 정부의 언론정책을 평가한다’를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이 토론회에서 나온 몇 가지 발언들에 대해 시비를 가리고자 한다.

발제를 맡은 최영재 한림대 교수는 “언론정책의 방향은 옳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실패한 부분이 긍정적인 성과를 덮어버렸다는 얘기다. 최 교수는 “조중동을 개혁하자는데 바뀐 것이 무엇이냐, 결국 정책의 효율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신문법 개정 실패, 위헌 소지에 부딪힌 언론사 재산권 규제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리고 “정부와 언론 간의 건전한 긴장관계 대신 ‘악의적 적대관계’가 형성됐다”고 했다.

따져보자. 노무현 정부는 조중동을 개혁하고자 했는가? 그것이 정부의 언론정책이었는가? 착각이다. 개인적으로 조중동 개혁을 소망으로 간직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정책으로 외화된 적은 없다. 정책이 말로 되는 게 아니지 않은가.

그리고 신문법과 언론피해구제법도 언론운동진영이 현 정부가 들어서기 훨씬 전부터 청원하여 오랜 산고 끝에 탄생한 것이고, 정부는 만들어진 법에 따라 집행만 했다. 입법과정에서 정부가 한 일은 시행령 만든 것 외에는 없다. 이 법이 조중동 개혁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조중동의 보도에 즉자적으로 대응한 것이 패착이기는 하지만, 그게 조중동 개혁을 염두에 두었다고 볼 수는 없다.

게다가 조중동은 그 자체로 개혁 대상은 아니다. 운동진영 내에서도 그리 생각하는 이들이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신문법에 소유지분 제한이나 편집권 독립 조항을 둔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언론개혁의 목표는 조중동을 개과천선시키는 게 아니라 소통의 환경을 바꾸는 것이다. 되지도 않을 일에 에너지를 낭비해서는 될 일도 안 된다.

정부는 정부의 길을, 언론은 언론의 길을.
조중동은 개혁이 되지 않아서 정략적인 편파·왜곡보도를 일삼는 게 아니다. 그들의 생각을 바꿀 수는 없다. 천성이 그렇게 태어난 걸 무슨 수로 바꾼단 말인가? 우리가 할 일은, 국민들이 그 실체를 알게 하고, 불법판촉활동을 엄격하게 제어하고, 올바른 소통을 위해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래서 조중동에 의해 이 사회가 뒤집어지는 일을 없애는 것이다. 그들이 스스로 바뀌는 것은 그 다음 문제다.

토론자로 나선 이대근 경향신문 정치국제담당 에디터는 “대통령이 언론을 손보겠다고 하면서 시시때때로 불건전하고 소모적인 대결구도를 만들었다”며 “결국 미디어를 분열시키고 대립시키는 구조를 만든 게 정부 언론정책의 가장 큰 실책”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언론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정부가 나서 인위적인 규제를 하려고 했던 게 문제였다는 것이다.

그는 또 “언론을 개혁한다면서 조중동(조선·중앙·동아)을 맞상대로 내세워 지지세력을 결집하려고 했던 것이 언론정책의 핵심”이라며 “조중동의 지지세력은 더 결집됐고, 신문의 위기 심화와 신뢰 하락이라는 결과만을 초래했다”고 참여정부의 언론정책을 비판했다고 한다.

이대근 기자의 주장은 부분적으로 논픽션을 가미한 추리소설이다. 미디어를 분열시키고 대립구조를 만든 게 언론정책이었다니, 그게 사실이라면 이 정부는 참으로 나쁜 정부다. 기자의 주장이니 무슨 객관적인 근거라도 있을까? 미디어의 분열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대립구조는 조중동이 만든 것이다. 언론 스스로 해야 할 일이란 게 뭘까? 스스로 할 능력은 있을까? 아니라고 본다.

조중동을 맞상대로 내세워 지지세력을 결집하려 했던 정책으로 인해 조중동 지지세력이 더 결집됐다는 발상도 기발하기 짝이 없다. 그런 정책이 신문의 위기를 심화시키고, 신뢰 하락을 초래했다는 주장도 이해할 수 없다. 신문의 위기와 신뢰 하락은 스스로 자초한 것이지 다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상대적으로 개혁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경향신문 기자의 의식이 이렇다니 실망이 아닐 수 없다.

평가와 진단이 정확해야 병폐를 치유할 수 있는 처방이 나온다. 그 점에서 이번 토론회는 실패작이다. 이런 평가에서 무슨 치유책이 나올 수 있는가? 더구나 결과적으로 ‘실패’라는 표현이 실패냐 아니냐로 귀결돼 토론회의 당초 의도를 벗어나버렸다.

언론개혁의 지향점은 무엇일까? 노무현 대통령이 제시한 ‘정부와 언론의 건전한 긴장관계의 형성’ ‘정부는 정부의 길을, 언론은 언론의 길을 가도록 하자’, 최 교수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듯이 이게 지향해야 할 정도(正道)다.

그러면 왜 그런 관계가 형성되지 못하고 어긋났을까? 정부도 뚜렷한 철학과 로드맵을 가지고 있지 않은 책임은 있다. 소모적 대결구도가 형성된 것도 부분적으로 정부의 책임이 크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악의적 적대관계를 형성하고 분열과 대립을 조장한 것은 조중동이다. 조중동은 애시당초 건전한 관계 따위는 안중에 없었다. 다시 냉정한 평가와 진단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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