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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에 대한 단상 2
댓글에 붙여 : 파문이 아닌 적중을 위하여
박관서/시인 2005/12/08 17:27    

┗━ 관련 기사목록
목포에 대한 단상 1.
먼저, 댓글을 통한 유달산님 이하 여러분의 일리 있는 지적에 감사드립니다. 될 수 있으면 익명으로 올린 댓글을 보지 않거나 보아도 반응하지 않으려는 저의 소신 때문에 이렇게 늦었습니다. 여기저기 글을 써서 올리는 사람이다 보니 익명의 얼굴로 쏘아대는 온갖 흑색난필들에 일일이 대꾸하기가 여간 힘들어서입니다. 어차피 필자의 실명과 직위까지 밝힌 글에 대하여 어떤 구체적인 의견이나 덧글을 구하고 싶다면, 최소한 그 본인의 실명을 밝히거나 아니면 글이나 의견의 기본적인 논리라도 갖춘 상태여야 할 것입니다. 더구나 공개적인 자리에서 요구하는 것이라면 이는 너무나도 상식적인 일이라 생각됩니다.

일설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면, 유달산님 이하 몇 분의 지적처럼 저는 제가 활동하는 문화예술부문에서의 문제점을 나름대로 문화예술적인 방법의 글쓰기를 통하여 말씀드린 것입니다. 엄밀한 논리와 절차에 근거한 자연과학이나 정치공학보다는 훨씬 근본적이고 다각적인 문화예술의 특성상 최소한 이 정도의 은유적인 글이라면 문화예술인으로서의 자기반성에는 이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 올린 것입니다. 물론 이는 너냐 나냐를 가리지 않고 문화예술이 근본적으로 가져야할 지향점과 태도에서 벗어난 구태에서 어서 빨리 서로 탈피하자는 기본적인 뜻을 지닌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온갖 혼탁한 기운이 만연해가는 목포의 문화예술계는 그만큼 저 자신의 기운을 빼고, 또 저 자신의 화기를 돋우는 것이기도 하였습니다. 부당한 혈세를 매개로 수수되는 예술품, 여기저기 발을 담가 자신의 명성이나 실리를 얻어 보자는 일부 진보예술인, 문화권력 유지를 위한 마니아급 문화예술인들의 양산, 그리고 이러한 행태들을 담보로 진보와 개혁을 앞세운 일부 문화예술단체의 물적 사유화가 가져오는 폐해들은 차마 눈뜨고 보기 어려운 형상들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이 그동안 오랜 기간에 걸쳐 수구보수적인 행태로 우리 사회의 퇴행적 모습을 양산했던 잡다한 세력들과 협잡하여 오직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문화행정기관을 압박함으로써, 포풀리즘적 문화행위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저급한 대중 상업예술을 무기로 자신들의 실리를 채우려하는 이면에서 짓밟히고 있는 순수 공공예술과 무너져가는 지역문화예술의 참상은 사실 그냥 두고 보기 힘든 것들입니다.

주지하듯이, 문화예술은 인간의 의식과 사상을 다루는 분야입니다. 그만큼 근본적이고 그만큼 추구해야할 이상과 가치는 크고 깊은 것이라 하겠습니다. 겨울 하늘을 날아오르는 연처럼 머리와 가슴은 하늘 저 멀리 두고 몸과 발은 더욱 단단히 지상에 붙들어 두어야 하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그리하여 문화예술이 추구해야할 가치 있는 지향과 이데올로기들을 쌍끌이로 저급화시켜, 하늘을 나는 연이 아니라 주머니에 담고 다니는 껌이나 서로 나누어 피다 버리는 담배꽁초 정도로 여기는 사이비 문화예술에 대한 분노는 그 무엇보다도 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아는 만큼 사랑하기도 하지만 또한 아는 만큼 분노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에 대하여 나름대로 많은 시간을 고민한다고 했지만, 역시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글을 통한 기록이라 여겨졌습니다. 천천히, 질기게, 시간과 인간관계가 지속적으로 무화시키고자 하는 망각과 무분별한 온정주의를 자르는 칼이 되고 뒤로 물러설 길이 없는 배수진이 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러해도 언젠가는 유야무야 되는 게 인간사인지라 우선 하나씩 기록해 나가고자 했습니다. 그러다보면 내 속에 똬리를 틀고 있는 이야기들이 차츰 차츰 구체적인 형태를 갖추면서 나오리라 생각되어 우선 밑자락을 깐다고 쓴 글입니다.

그리하여 제목에는 연작 형태의 꼬리를 달았고, 글은 내면의 결의와 엄밀성을 자유롭게 살리기 위하여 그냥 속에 있는 생각을 그대로 토해내듯 썼습니다. 내면은 언제나 뜨겁고 자유로워 밖으로 드러날 경우엔 허망한 경우가 많이 있지만, 역시 진실은 내면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명색이 진보와 개혁의 이름을 달고 있는 문예조직과 성원을 대상으로 하는 글인 만큼 의식적으로 더욱 예리해야 한다는 관점 역시 포함되었습니다. 근대와 현대를 막론하고 인간을 대상화하는 자본주의가 세상을 운위하는 한 모든 예술가는 좌파여야 한다는 제 개인적인 소신이 한 몫 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도전적인 운동 용어들이 많이 직접적으로 사용되었고, 또한 여기에 앞의 글 결말부분에서 말씀드렸듯이 제 안의 비겁주의에 입각한 두루뭉실한 글쓰기가 상승작용을 하여 많은 파문을 일으킨 듯합니다. 애초에 글을 쓰면서 사실 어느 정도의 파문은 예상했습니다만, 그것이 문화예술과 관련된 작가의 칼럼이라는 형식이기에 응당 문화예술 쪽에서의 문제제기가 일어날 것이고, 그렇다면 또 그런대로 갈등하고 긴장하면서 새로운 촉매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였습니다.

그렇지만 글의 의도와는 다른 익명의 리플들이 서로 섞이면서 본의와는 다른 쪽의 논의들이 거칠고 불투명하게 이루어져, 사실 글을 쓴 사람의 입장에서 곤욕스럽기 그지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윤소하 선배님께 정중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저는 어떠한 상태가 되어도 될 수 있으면 구체적인 조직의 일은 조직 내부에서 결말지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런 조직만이 정반합의 변증법적 가치관이 온당히 운용되는 진보와 개혁을 지향하는 제대로 된 조직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물론, 익명의 얼굴로 공개적인 실명을 거론하면서 구체적인 근거도 없는 비난을 가하는 일은 운위할 가치도 없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 유령, 내 안에 있어 차마 꺼내기도 힘들고, 꺼낸 다음엔 다들 눈감고 입 다문 채 돌아 안고 마는 징그런 그 실체!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저는 목포의 진보진영을 기본적으로 신뢰합니다. 개개의 성원들은 물론이며 그 분들이 지녀온 투쟁의 전력과 역사에 대한 진실한 태도를 목포에 사는 제 자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글 정도의 파문에 흔들리는 조직내부의 현실적인 허약성에 대한 온건한 우려와 비교적 따뜻해진 세상에 걸맞는 차가운 자기점검과 새로운 지향점, 그리고 정치행위가 모든 사회과학의 근본이어서 민주와 정의 그리고 합리적인 절차가 지극히 요구되듯이, 정신행위의 근본인 문화예술 역시 엄밀한 자기 정체성과 지향점이 요구된다는 점을 항상 잊지 않았으면 한다는, 문화예술계의 입장을 담은 당부의 말은 언제든 욕심껏 건네고 싶었다는 점만 밝혀두기로 합니다.

글이 길어졌습니다만 끝으로, 많은 분들이 리플을 통하여 밝히라는 우리 지역의 유령, 그것을 밝히는 데 신명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당신 안에 있고, 우리 안에 있고, 종국엔 내 안에 있어 차마 꺼내기도 힘들고, 꺼낸 다음엔 다들 눈감고 입 다문 채 돌아 안고 마는 징그런 그 실체를, 될 수 있으면 핀셋으로 꼭꼭 집어내어 버릴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뛰도록 하겠습니다.

독자 의견 목록
1 . 이글은 님께서 03년에 작성한 글입니다. 관전자 2005-12-08 / 17:53
2 . 수고하셨습니다. 시민 2005-12-08 / 21:47
3 . 다시한번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시민 2005-12-09 / 14:12
4 . 더욱 탄탄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합니다. 우성아파트민 2005-12-09 / 15:21
5 . 근친을 떨쳐 내야 합니다. 새벽이슬 2005-12-09 / 15:52
6 . 너무 무섭소야 나도 시민인디~ 2005-12-09 / 16:39
7 . 기다리겠습니다. 회원 2005-12-10 / 10:53
8 . 좀 '쪽' 팔린 줄 압시다 너도 시민이거라 2005-12-11 / 10:17
9 . 올려주세요! 회원 2005-12-11 / 15:06
10 . 꺼진 불 살리려는 그대가 유령 같어 나도회원 2005-12-11 / 17:54
11 . 징계란 이것이지요 소문이가 2005-12-13 / 11:58
12 . 참으시라니깐 2006-01-01 / 09:18
13 . 밖을 보게나. 광활한 밖을! 나도 벗 2006-01-05 / 16:42
14 . 예술단체를 사유화시키려는 이익단체들 기냥 시민 2006-01-12 /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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